겐 족속이 아말렉과 함께 거주한 이유 | 사사기 1장 16-21절 하루말씀

겐 족속이 아말렉과 함께 거주한 이유

유다 지파는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가나안 정복을 이어가며 승리를 거듭합니다. 그러나 겐 족속이 아말렉 사람들과 함께 거주하게 된 사실은 유다 자손이 가나안 족속을 완전히 진멸하지 않은 불순종의 흔적을 드러냅니다. 골짜기의 철 병거 앞에서 멈춰 선 유다 지파의 모습은, 하나님보다 눈앞의 두려움을 더 크게 여긴 신앙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성경말씀]

사사기 1장 16-21절(개역개정)

16 모세의 장인은 겐 사람이라 그의 자손이 유다 자손과 함께 종려나무 성읍에서 올라가서 아랏 남방 유다 황무지에 이르러 그 백성 중에 거주하니라 17 유다가 그의 형제 시므온과 함께 가서 스밧에 거주하는 가나안 족속을 쳐서 그 곳을 진멸하고 그 성읍의 이름을 호르마라 하였으며 18 또 유다가 가사와 그 지역과 아스글론과 그 지역과 에그론과 그 지역을 점령하였고 19 여호와께서 유다와 함께 계셨으므로 그가 산지 주민을 몰아내었으나 골짜기의 주민들은 철 병거가 있으므로 몰아내지 못하였으며 20 그들이 모세가 명령한 대로 헤브론을 갈렙에게 주었더니 갈렙이 거기서 아낙의 세 아들을 몰아내었고 21 베냐민 자손은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여부스 족속을 몰아내지 못하였으므로 여부스 족속이 베냐민 자손과 함께 예루살렘에 거주하니라 오늘까지 이르니라

[하루말씀]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정복의 첫 전투를 유다 지파가 감당하도록 지목하셨습니다. 유다 지파는 이에 순종하여 북쪽으로 진군하며 베섹에 거주하는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을 쳐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들은 매우 야만적이고 잔인한 민족이었으나, 주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유다 지파는 만 명을 무찌르고 베섹을 다스리던 아도니를 예루살렘으로 끌고 가 그곳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심어 주었습니다.

이 여세를 몰아 유다 지파는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이어서 갈렙이 정복한 헤브론 곧 기럇아르바 인근의 기럇세벨도 공략하려 합니다. 기럇세벨은 ‘책의 도시’라 불리던 드빌로, 가나안 사람들이 체결한 수많은 계약서를 보관하던 곳이었습니다. 가나안인들에게 재산과도 같은 매우 중요한 장소였기에, 이 성읍의 정복은 기럇아르바 만큼이나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갈렙은 이 기럇세벨을 점령하는 자에게 포상으로 자신의 딸 악사를 아내로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오늘의 시각에서 보면 딸을 포상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매우 비인격적인 발상처럼 보이지만, 당시의 맥락에서 이는 기럇세벨을 믿음으로 정복한 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었으며, 갈렙의 사위가 된다는 것 자체가 큰 명예였습니다.

드빌을 정복한 사람은 옷니엘이었습니다. 옷니엘은 갈렙의 조카였지만, 그 역시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믿음으로 준비된 사람을 쓰시기 때문에, 훗날 옷니엘은 사사 시대의 첫 번째 사사가 됩니다.

겐 족속과 아랏 남방, 그리고 불순종의 흔적

예루살렘을 비롯한 산악 지대를 정복한 유다 지파는 이어서 남쪽으로 관심을 돌립니다. 특히 16절에 등장하는 ‘아랏’이라는 지역이 주목됩니다. 당시 유다 지파의 족장은 갈렙이었는데, 이 남방 지역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아마도 15절에서 딸 악사에게 신혼집으로 남방 지역을 주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즉, 새 부부가 살아갈 그 남방 지역이 어떤 땅인지를 소개하는 문맥입니다.

그런데 아랏에는 이미 정착하여 거주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16절에 기록된 대로, 모세의 장인이 속한 겐 족속입니다. 겐 족속은 미디안 사람들의 일부였으며, 십보라가 모세와 결혼한 일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애굽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세의 장인 이드로가 지혜로운 조언을 건넨 일도 있었습니다. 이후 두 민족은 계속해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였고, 민수기 10장 29절에는 이드로의 아들 호밥이 광야 생활에 합류하였다고 기록됩니다.

겐 족속은 종려나무 성읍1새번역은 ‘종려나무 성읍’이 여리고를 뜻한다고 설명을 첨부하지만, ‘여리고’라는 이름은 마소라 사본에는 없는 것이며, 이 종려나무 성읍이 여리고가 아닐 수도 있다는 주석가들도 있다. 이들에 의하면 이 종려나무 성읍은 사해 남쪽 아라바의 서쪽 접경 지역에 있는, 오아시스를 지닌 요새 다말이다. 따라서 다른 번역본처럼 여리고를 첨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엑스포지멘터리-사사기, 87) 정복에 유다 자손과 함께한 뒤, 유다 남방 황무지인 아랏으로 이주하여 거주하게 됩니다. 그런데 16절 말미에는 “그 백성 중에 거주하니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겐 족속과 함께 살고 있는 ‘그 백성’이 누구인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겐 족속이 유다 자손과 함께한 것은 종려나무 성읍 정복 때뿐이었고, 이후의 거주는 함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겐 족속과 함께 살고 있는 자들은 누구입니까? 사무엘상 15장 6절에서 사울이 겐 사람에게 “아말렉 사람 중에서 떠나가라 그들과 함께 너희를 멸하게 될까 하노라”고 말하는 장면이 이에 대한 답을 줍니다. 즉, 겐 족속이 함께 거주하고 있던 사람들은 유다 사람들이 아니라 아말렉 사람들이었습니다. 이것은 유다 자손이 그 땅을 정복할 때 가나안 사람들을 완전히 진멸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이는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유다 자손의 불순종이 남긴 흔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진멸의 순종과 철 병거 앞의 두려움

하나님께서 그 땅을 다스리고 차지하고 정복하라고 명령하신 것은, 단순히 내가 살기 편한 땅을 육신의 편의대로 취하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그 땅이 하나님의 나라가 되도록, 거룩하게 조성하라는 명령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17절부터의 내용은 16절과 대조를 이룹니다. 유다와 시므온의 연합 군대는 스밧에 거주하는 가나안 족속을 쳐서 그 성읍을 완전히 진멸하였고, 그 성읍의 이름을 호르마(파괴된 도시)라 불렀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명령에 온전히 순종한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18절 이후에는 또 다른 한계가 드러납니다. 유다 지파는 가사와 아스글론과 에그론을 점령하였고,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으로 산지 주민을 쫓아내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러나 골짜기의 주민들은 철 병거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쫓아내지 못하였습니다. 이 사실은 유다 지파가 살아 계신 하나님보다 철 병거를 더 두려워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말씀을 믿고 나아가는 믿음

하나님은 유다 지파에게 “올라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말씀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갈렙과 옷니엘이 믿음으로 두려움을 무너뜨린 것처럼, 우리 역시 주님을 향한 믿음으로 담대히 나아갈 때 어떤 철 병거도 우리를 막을 수 없습니다. 오늘 하루, 오직 주님을 믿는 그 믿음으로 살아가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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