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례 (circumcision)
1. 할례의 시작
이 의식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지시하심으로써 시작된 것이다(창 17:12). 이때 아브라함은 99세였고, 이스마엘은 13세였다. 이후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모든 사내아이는 출생 후 8일째 할례 의식을 행해야 했다. 할례는 모세 때에 이르러 율법으로 공식 제정된 의식이다. 이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의 하나님이 되시고,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특별히 선택된 백성으로서, 오직 하나님께 복종하며 하나님만 경배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 받는 대상
또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이방인 노예나, 유월절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이방인들처럼 이스라엘의 언약 공동체 일원이 되려는 자는 반드시 할례를 받아야 했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할례는 안식일에도 행해졌다(요 7:22-23). 반면, 혈통상 제아무리 이스라엘 백성이라도 할례를 받지 않은 자는 언약 백성으로서의 자격을 잃고 선민 공동체에서 끊어졌다(이는 언약 공동체로부터의 추방을 의미한다. 그리고 외국인이든 나그네든 개종한 자는 할례를 통하여 언약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출 12:48). 히브리 사회에서는 ‘할례 받지 않은 ‘ 곧 무할례 자를 경멸했으며, 그들과의 교제를 일절 금하였다. 그만큼 할례는 하나님의 백성 된 자의 엄중한 책무이자 영예와 자긍심이 담겨 있는 표시였다.
3. 예외 시기
물론 이스라엘 역사에도 예외도 있었다. 출애굽 후 광야 40년 기간 동안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을 향해 행진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할례를 시행하지 못했다. 대신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에 들어가는 순간 여호수아의 주도로 길갈에서 할례를 시행하였다(수 5:2-5). 이때는 가나안 민족과 일전을 앞둔 아주 중요하고 위험한 시기였음을 감안한다면 할례가 얼마나 중요한 의식이었는 실감 한다.
4. 권한
할례의식은 하나님이 명령하신 대로 행하되(창 21:4), 주로 그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에 의해 이루어졌지만(창 17:23), 특별한 경우 어머니가 시행하기도 했다(출 4:25). 후대에 이르러는 ;경건한 유대인으로서 의학적인 훈련을 받은 전문 할례자인 ‘모헬'(Mohel)의 손에 의해 시행되었다. 초창기에는 날카로운 돌칼(차돌)이 사용되었으나 신구약 중간기에 와서는 전문 할례자의 의료 기구(금속 칼)에 의해 시술되었다(외경 마카베오상 1:61). 물론 이때에도 수술에 앞서 아버지가 칼을 의사에게 건네줌으로써 할례의 권한은 아버지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또 할례식 때는 아이의 이름도 지어주었다.
5. 무할례자
블레셋과 가나안 부족들은 할례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들은 무할례자라 불리며 하나님의 언약과 무관한 멸망받을 자의 대명사가 되었다(삿 14:3). 특히 ‘할례 받지 않은..” “할례 없는.. “등의 욕은 실제로 할례 받지 아니한 블레셋 족속과 싸우는 과정에서 처음 생겨난 듯하다(삼상 14:6). 사실 블레셋 족속은 이스라엘 역사 내내 가장 가까운 이웃이면서도 가장 고통을 많이 안겨준 민족이었다.
6. 할례를 지우려는 시도
포로기 이후 신구약 중간기에 오면서 이스라엘을 정복한 수리아는 강제로 이스라엘 남자들의 할례흔적을 지우려 했다. 이에 동조하여 헬레니즘의 영향을 받은 유대인 중에도 자발적으로 할례 흔적을 없애는 수술을 받는 자들도 생겼다. 이것은 사실과 배교 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심지어 수리아 왕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는 유대의 공동체 의식과 여호와 신앙을 말살하기 위해 자녀에게 할례를 시행하는 부모를 사형에 처하게 하였다. 이때 마카비를 중심으로 한 일단의 무리들은 수리아와의 전쟁을 통해 국권을 회복하고 다시 유대의 고유한 신앙을 회복시켰고, 이러한 배경하에 다시금 할례 의식이 하나님 앞에 충성을 다짐하는 중요한 의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후 신약 시대에 이르기까지 할례는 유대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의식으로 자리 매김 한다.
출처 : 성경문화배경사전